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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저리 이야기
[세저리] 세저리 곽 편집장님에게 바치는 헌사
- 방구붕
- 조회 : 3478
- 등록일 : 2010-05-29
[세저리] 편집장님이신 곽 님은 일천구백팔십삼년 일월 일십일일 출생하시었습니다. "1"이 세 개나 들어가는 희귀하고 명예로운 날짜입니다. 생일도 겨울방학입니다. 친구들의 생파 수고스러움을 덜어주는 기특하고 울림이 있는 날입니다. 그날만큼은 꼭 "축하한다, 보고싶다, 사랑한다, 네가 없어 외롭다, 넌 나를 잊었느냐, 나는 그렇지 않다, 이 나쁜 놈! 내게 어쩜 그럴 수 있니" 문자를 보내겠습니다. 보내는 번호는 1004?
그의 이름은 盈呻(영신)입니다. "찰 영+ 읊조릴 신"입니다. 모릅니다. 그냥 갖다붙였습니다. 그는 말이 많은 편이 아닙니다. 정리 된 생각은 많은 것 같습니다. 오늘 홍세화 쌤이 고집과 합리화가 생각없음을 만들어 냈다셨습니다. 반대로, 그는 이름의 뜻과 같이(응?) 정제된 생각이 있어 보입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 생각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래서인지 얼굴은 언제나 포커 페이스입니다. 뒷담화도, 섣부른 충고나 조언도 없습니다. 듬직하지만 무섭습니다.
그는 주말이면 수원행 차를 탑니다. "애인이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에서 시작한 의혹이 "딸내미 보육하러 가더라"는 사실로 공유되고 있습니다. 그도 뚜렷하게 해소하지 않습니다. 그에게 향하는 관심을 조금 즐기는 것 같습니다. 아이의 엄마는 현재 없다고 하지요. 그가 나의 아빠라면? 왠지 듬직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는 로또 당첨의 운이 아주 높다는 볼 넓은 귀를 가졌습니다. 참 믿음직한 점입니다. 장점이자 큰 점입니다. 또 문화관 202호에 생존자 중 가장 큰 키인 17"6"cm(반드시 강조하시는 "육!")에 호랑이 체격을 가졌습니다. 나중에 곽 님을 뵙는 누구라도 그를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을 겁니다.
사진엔 오늘 세저리 기자에게 훈계하는 모습을 담았습니다. 그는 "세저리 기자들을 어떻게 조질까..." 잠깐 고민했습니다. 세저리 기자가 점점 짧은 글을 쓰고 날짜를 넘기기도 하는 등 실망스러운 태도를 보였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 기도합니다. "잘 조질 수 있게 해주세요.."
기자들에게 다가갑니다. "너가 목요일에 글 쓰니, 금요일에 글 쓰니" 물어왔습니다. 참 친절한 되새김질 안내입니다.
"ㅂㅇ아, 네 기사는 시에서 점점 시조가 되어 가고 있더라..." 말 끝이 흐려집니다. 그래도 다짐합니다. "이젠 쪼아도 될 것 같아..." 자신 없습니다. 주눅들었어요. 옆에서 은선이가 쳐다봅니다. "저 오빠 뭐야..."
다시 자신없습니다. ㅅㄹ에게 쉽게 말을 걸 수 없습니다. 더 자신없습니다. "어제 기사.. 안 올라..왔지...?" 알면서 묻습니다. 쪼지 못하는 편집장님. ㅅㄹ는 의외로 쉽게 대답합니다. "아, 쓸게요"
그제야 그는 폴짝폴짝 뜁니다. 박수 치는 모습 보세요, 아름답습니다. 사내가 저렇게 해맑게 웃으며 박수칠 수 있다니요. 참으로 보기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