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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저리 이야기
[세저리뉴스] 동침? 동거? 별 짓을 다 한다
- 양호근
- 조회 : 3238
- 등록일 : 2011-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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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무도 자지 않습니다. 아니, 자지 못합니다.
제가 세저리에 머무는 마지막 날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이 시간 저는 단비뉴스 편집실 스튜디오에서 세저리기사를 쓰는 중이고, 구슬이와 짐승태, 희죵이는 캠프 영상 작업에 여념이 없습니다. 준석이는 인생의 걸작을 만들겠다며 영상편집을 하고 있고, 해룡이와 리지현 리민편집인은 놀고 있습니다. 지금 세저리는... 이렇습니다.
세저리뉴스의 지휘자로서 저는 세저리민들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살필 겸 취재 왔습니다. 그것도 비행기 타고... 후덜덜덜...
짐승태는 제가 오자마자 제 하체를 만지기 시작했습니다. 아니, 하체가 아니라 뱃살이군요. 그리고는 혀를 내밀고... 아니 혀가 아니고 손이군요. 아무튼 짐승태의 짐승짓은 여전히 야릇하고 상큼했습니다. 크헬헬!
준석이는 학기 중엔 꽃빤쓰를 입더니 방학에는 노팬티로 살고 있었습니다. 청바지에 노팬티라... 역시 남자!!! 저를 만나자마자 격하게 반깁니다. 뽀뽀하려는 통에 녀석을 때어 내느라 고생 좀 했습니다. 부산놈이라 투박할 줄 알았더니 그래도 꼴에 장가는 가겠다고 부엌일을 도맡아 했습니다. 음식은... 정말 맛이 있었습니다. ㅋㅋㅋㅋ
리지현 리민편집인은 날라리가 돼 있었습니다. 머리는 노랗게 물들이고 젖소무늬 반바지를 입고 있었습니다. 젖소무늬 반바지가 남자에게 좋다며... 뭐에 좋은지는 차마 물어보기 거북했습니다. 리지현은 그저 순진한 미소만 짓고 있었습니다.
방학 동안 세저리에 남아 있는 남자는 이렇게 셋. 셋 모두... 너무 행복해서 미친 듯 했습니다.
놀랍게도 여학우도 세 명이었습니다. 남셋여셋... 이건 무슨 조화지? 이상한 냄새가 났습니다. 여학우를 추궁하기 시작했습니다. 옥이는 고기를 먹는 것 같았습니다. 뼛속까지 채식주의자라더니 곱창을 집어 먹을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습니다. 여전히 핫팬츠를 입고 하의실종 패션이라고 자랑했지만... 누규를 위한 핫팬츠인가!!ㅋㅋ 비룡학사 세면실에서 본 빤쓰 입은 남학우가 진짜 핫팬츠였다는 승태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해룡이는 저를 좋아하는 눈빛을 보냈습니다. 역시 세 명의 남학우는 급이 떨어져도 한 참 떨어지는 모양입니다. 해룡이는 게다가 친구랍시고 남자애 두 명을 방에 들였습니다. 그러나 해룡은 여전히 저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 눈빛을 제주에 가져가야겠습니다. 해룡은 여전히 개드립을 쳤습니다. 한 두 방은 깔끔한 게 있었습니다. 조금 전에는 기사 다 올리면 삐삐치랍니다. 삐삐.........-_- 그냥 웃어줍니다. ㅎㅎㅎ
희죵이는 맹장과 함께 NC도 같이 때어 놓은 모양입니다. 저한테 괜히 분풀이를 합니다. 그리고는 여전히 아이같습니다. 목소리는 초딩 말투도 초딩 키도 초딩... 어떻게 할 방법이 없습니다. ^^ 희죵의 어머니께서 오셨는데 이준석이가 장모님이라고 부를... 뻔한 바람에 스캔들이 날 뻔 했습니다. 사랑은 사랑으로 극복하라더니 지금 이 녀석들... 제가 기필코 갈라놓겠습니다. 희죵이가 노라조를 외치는 판에 쓰러지도록 배드민턴을 쳤습니다. 100번 왕복을 치기 위해 30번 왕복 50번 왕복 ... 드디어 100번!! 다음에는 꼭 150번 왕복을 치기로 했습니다. 헤헤헤. 제가 더 초딩이 되는 듯.
저는 여기서 일주일을 살았습니다. 제가 왜 이 체험을 하고 있으며, 여기 왜 왔는지 모르겠습니다. 라면 끓이고, 설거지 하고, 단비편집실에서 자고... 물론 잠자리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재덕이형은 저와 이틀 밤을 자고 나서 서울로 떠나버렸습니다. 덕분에 저는 단비실을 제집마냥 쓸 수 있었습니다. 뽕쌤이 말하셨던 귀신도 몇 번 보고 나쁘지 않았습니다.
무당뽕쌤이 안 계셨지만 꿘쌤과 쩨쌤을 월요일에 뵐 수 있었습니다. 오전 수업을 맡았던 쩨쌤은 저를 보자마자 "호근아~그동안 제주에서 뭐했는지 보고해봐~" 그 특유의 말투와 눈빛으로 저에게 말을 거셨습니다! 저는 제쌤의 따뜻한 눈빛 때문에 에어컨을 빵빵 틀어 놓은 강의실에서도 사우나마냥 땀이 삐질 삐질 났습니다.
"아, 저, 그냥 놀았습니다." (아, 만날 공부했다고 할 걸)
사실 저는 제주에서 매일 도서관 다니면서 공부했으며, 세저리민을 매일 생각하고 그리워하다 이렇게 세저리에 오게 된 것입니다라고 말했어야 했습니다.-_-
오후에는 꿘쌤 수업이 있었습니다. 역시나 꿘쌤의 따뜻한 미소는 저를 너무 훈훈하게 했습니다. 그런 나머지 제 눈이 멀고 말았습니다. 꿘쌤을 오랜만에 뵌 기쁨에 밤새 눈물만 흘렸습니다. 꿘쌤과의 저녁 만찬에도 참석하지 못한 채....ㅠㅠ
그런 제 마음을 아셨는지 꿘썜은 다음날까지 남아 계시다가 점심에 정말 완전 제라지게 맛있는 막국수집으로 데려가 주셨습니다. 감동이었습니다. ㅠㅠ 맛나게 먹고 지갑을 잃어버리는 영광까지 얻었습니다. (차후 지갑분실사건은 이준석과 리지현이 꾸민 공작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여기 있으면서 영상도 찍고, 밥도 먹고, 공부도 하고, 교수님들도 뵙고... 나름 알차게 보낸 듯 싶긴 한데.. 여전히 제가 여기 왜 왔는지 의문이 듭니다. 그래도 여기 있는 여섯 친구들이 부러웠습니다. 선생님들 강의도 열심히 들을 수 있고, 동고동락하면서 추억도 만들고... 추억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무튼 나름 열심히 공부하는 듯은 보였습니다.
강의하시는 교수님이나 공부하는 학생들이나, 세저리의 여름은 뜨거웠습니다! 유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