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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저리 이야기
[세저리] 먹구대학교 2탄, 시인과 농부에 가다.
- 구세라
- 조회 : 3300
- 등록일 : 2010-04-24
* 금요일 저널리즘 특강 기사는 방구붕 기자가 올릴 예정입니다. 요일을 정해놓았더니, 한 기자가 비슷한 이야기만 쓰게 되는군요. 편집장님께 한 달 단위로 요일 변경을 고려해 주길 부탁합니다. 이번 주 목요일은 별다른 일이 없었던 관계로 지난주 지면 관계상(?ㅎ) 전하지 못했던 먹구대학교 2탄 기사를 보내드립니다.
# 감격스런 점심을 대접받다.
때는 4월 17일 토요일, 딱 한 주 전입니다. 이봉수 선생님과 지역취재팀은 새벽까지 먹구대학교에서 달콤한 새벽을 보냈습니다. 기숙사로 돌아온 우리는 수업이 없는 토요일을 늦잠으로 맞이했습니다. 구세라 씨 역시 오전 11시 넘어서까지 잠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윤성혜 씨로부터 전화가 걸려옵니다. "먹구대학교 아저씨와 한 점심 약속 잊지 않았지?" 그렇게 부랴부랴 일어나 씻고, 윤성혜와 구세라 김지영 씨는 "시인과 농부"라는 음식점으로 향했습니다.
"시인과 농부"는 "먹구 대학교" DJ이신 김기성 아저씨가 오전 오후 시간에 일하는 곳입니다. 학교에서 조금 멀리 떨어져 있어 가는 길을 헤맸지만, 어느새 도착한 우리는 이 식당에 반해 버렸습니다. (물론 "공짜"라서 그런 것도 있죠^^;;) 정말 상다리가 부러질 것 같은 음식상을 보고 입이 떡 벌어졌습니다.
곤드레 밥에 양념장을 넣고, 쓱쓱 비벼, 향긋한 봄나물을 잔뜩 얹어 입 안으로 넣는 그 기분이란!
캬! 정말 그립습니다. 아저씨는 필요한 게 있으면 무엇이든 말하라며 무한한 친절을 베푸셨습니다. 우린 단지 아저씨 이야기를 새벽까지 들어 드리고, 우리 이야기도 함께해 드린 것뿐이었죠. 그런데 이런 귀한 점심 식사를 대접해 주시다뇨. 그래서 우리는 이런 좋은 점심을 그냥 먹을 수는 없다는 생각에 우리 돈으로 "감자전"을 시켜 먹기로 했습니다.
이게 웬걸요. 배가 매우 부른 상태였는데도, 감자전과 숭늉은 순식간에 자취를 감췄습니다. 타자를 치며 소식을 전하는 기자의 머릿속에는 일주일이 지난 지금도 그날의 점심이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식당을 나오면서 우리는 아저씨께 선생님과 친구들과 함께 온다는 말을 잊지 않았습니다. 그렇습니다. 윤성혜, 구세라, 김지영은 모두 권문혁 선생님 멘토였던 것이었습니다. "아저씨 저희 지도해주시는 교수님 중에 식도락을 즐기시는 분이 계세요. 꼭 모시고 올게요!" 생각해보니, 권문혁 선생님 의견은 들어보지도 않고, 대뜸 약속을 하고 말았네요.
아, 이를 어쩌면 좋을까요. 심봉사가 공양미 삼백 석에 심청이를 인당수에 팔아버린 기분이 딱 이랬을 것 같습니다. 으악, 그래서 사진을 가득 담아 기사를 올립니다. 한 번은 우리 세저리 식구들과 함께 가야겠죠,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