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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저리 이야기
[세저리 뉴스] 初志一貫
- 이선필
- 조회 : 3013
- 등록일 : 2010-09-15
필자는 지금 무척 취해있습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세저리 뉴스의 3대 편집장의 직책을 맡게 되어 맨정신으론 도저히 글을 쓸 수 없었습니다.
논술, 윙크, 심층 면접의 과정을 거치며 "아 만만히 봐선 안되겠구나" 생각했습니다.
"세저리" 대체 무엇을 뜻하는 말일까?
방학 내내 고민했습니다. 물어보고 싶어도 무식하단 소리 들을까봐 참았습니다.
신입생이라지만 그래도 나이값은 해야지 않겠습니까?
방학이 지났고 개강한 지 2주가 지났으나 도저히 감을 잡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전 곽군에게 조용히 물었습니다. 왜냐면 그가 절 보는 눈빛엔 사랑이 한 가득 실려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라면 제 부끄러움을 너그럽게 감싸줄 것 같아서였습니다.
아니나다를까 곽 군은 제게 상냥하게 말했습니다.
"(상대방 어깨에 손을 살포시 얹으며) 그거? 세명대 저널리즘 스쿨의 줄임말이야"
"아뿔사"
번개를 맞은듯 멍해졌습니다. 그리곤 "내가 과연 언론인이 될 수 있을까"란 자괴감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왠지 모를 묵직한 감동이 물밀듯 밀려왔습니다.
세저리라는 이름에 벌써 제 마음은 설레고 있었던 것입니다.
어느날 곽군은 외쳤습니다.
"세저리 뉴스를 살리려면 어떻게 해야지요?"
"(사람들 일동)지원해야지요. 글을 써야지요!"
"옳습니다. 지원해야지요. 글을 써야지요, 그러나 그것은 누가 하나요?"
이 순간 전 소름이 끼쳤습니다. 곽군은 한번 더 힘있게,
"그것을 누가 하나요?"
하고 저를 콕 집어 노려보았습니다. 순간 전 아직도 경험하여 보지 못한 듯한 말할 수 없는 정신의 감동을 깨달았습니다.
일시에 소름이 쪽 끼쳤습니다. 그리고 답했습니다.
"내가 하지요!"
절대 곽군이 노려보아서 혹은 스위스 산 초콜릿 두 조각을 주어서가 아닙니다. 제가 자발적으로
(한쪽 겨드랑이 가린 채)손을 번쩍 든 것입니다.
곽 전 편집장의 뒤를 이어 세저리 뉴스 편집장을 맡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며 기치를 내겁니다.
初志一貫 (초지일관)
그렇습니다. 처음의 마음가짐으로 "편파왜곡, 침소봉대, 아님말고"라는 사시를 더럽히지 않겠습니다.
아울러 새로운 세저리 뉴스 기자단은 기존 기자단과 차별화를 선포.
참신한 감각으로 관절염마저 침투 못할 뼛속 깊은 곳까지 감동을 던지는 뉴스를 쓰도록 하겠습니다.
이상이 길고 긴 취임의 변이었습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전 지금 무척 취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