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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저리 이야기
[세저리뉴스 백일장] 하얀 밤
- 임종헌
- 조회 : 2567
- 등록일 : 2012-05-23
*편집장 주 : 과제, 영상 제작, 세저리 배드민턴 대회, 유럽 재정위기, 첼시 챔피언스리그 우승 등등의 여파로 세저리 분위기가 가라앉은 상황입니다. 특히 앞으로 세저리에서 개그를 담당하리라 많은 이들의 기대 받았던 2층 유망주들(실명은 거론 않겠습니다)의 부진이 아쉽습니다.
이에 세저리뉴스는 세저리민의 작문실력과 창의력을 높이기 위한 특단의 조치로 "세저리뉴스 백일장"을 시작합니다. 주제는 자유, 분량도 자유입니다. 익명 기고도 가능합니다.
모든 기고자에게는
1)편집장이 한 방울 한 방울 심혈을 기울여 내린 핸드드립커피
2)김희진 대기자의 일대일 두성 교육
3)엄지원 대기자의 일대일 리액션 강의
가 부상으로 수여됩니다.
대상 수상자는 상장과 함께
1)봉샘과 함께 하는 저녁식사
2)제샘과 함께 하는 커피
3)권샘과 함께 하는 세븐나잇
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많은 응모 바랍니다.
+)다양한 논의 모두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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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밤
- B급감성
남들은 모른다. 내 속 마음을. 내 속이 얼마나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는지도. 그들은 전혀 상상도 못할 것이다. 매일 정신을 빼놓은 듯이 웃고 있는 내가, 사실은 타들어가는 외로움으로 매일 밤을 하얗게 지새운다는 것을 상상도 못할 것이다. 그렇다. 누가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만약 당신이 왜 그러냐고 물어본다면, 난 또 모래를 뱉어내듯이 대답할 것이다. “당신이 좋아서 그러지요”라고. 하지만 내 마음 속 깊숙이 자리 잡은 그녀에겐 정작 이 말을 할 수 없다. “뭘요? 내가 힘들어 보여요? 전혀 그렇지 않아요”라고 대답하겠지. 바보같이.
그녀를 처음 만난 것은 충청북도 제천. 피디가 되겠다고,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뒀다. 제주도란 섬이 아닌, 대륙에서 일을 하고 싶단 생각도 나의 제천행을 도왔다. 무릇 말은 태어나면 제주로 보내고, 사람은 한양으로 보내라고 했던가. 하여튼, 난 제천에 왔다.
그리고 그녀를 만났다. 똑부러진 목소리로, ‘옳고그름’에 대해서 얘기하는 작고 귀여운 그녀에게 반했다. 회사생활에 찌들어 ‘내가 기자인지, 아님 영업사원인지’도 잘 모르겠고, 긴 연애기간에 지쳐 ‘이것이 사랑인지 정인지’도 잘 모를 정도로 지쳐있던 나의 생활은 그녀로 인해 변하기 시작했다. 흐릿한 그레이 계열의 내 삶이 또렷한 색깔로 변해가기 시작했다. 모든 것이 명확하고, 분명했던 그녀의 어떠함이 자극제가 됐다.
결국, 난 또 매일 밤을 하얗게 보냈다. 그녀의 목소리를 마음껏 들을 수 있는 경제사회토론과 시사현안세미나 등의 수업은 또 다른 이유로 매일 밤을 하얗게 지새우도록 했다. 외로움으로 지새우던 밤이, 그녀로 인해 열정으로 불타올랐다. 한마디라도 멋있게 보이려는 나의 안쓰러운 몸짓이었다. 내 주변의 친구들은 ‘공부도 좋지만, 몸 생각도 하라며 하얀 밤의 종말을 고하라" 종용하기도 했다. 물론 난 그들을 보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미친놈들, 내 속도 모르면서.
나의 열심에 그녀는 내심 감동한 것처럼 보였다. “그래, 호근아. 니 말이 맞아. 요즘에 정말 열심히 공부하는 것 같구나. 다들 너에게 좀 배워야겠다”라는 말을 들으면, 난 순식간에 땅을 박차고 날아올라, 하늘을 날아다니는 것 같았다. 그렇게 그 시절을 살았다.
일 년이 지난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 때의 난 제법 행복했던 것 같다. 물론, 당신이 알고 있는 바처럼 나와 그녀의 관계가 뭔가 ‘스페셜(special)"해 진 것은 아니다. 아니, 그래선 안 되는 관계였다. 두 아이의 엄마, 이미 가정이 있는 그녀와 내가 남녀의 감정으로 만난 것은 아니였으니,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아쉬움은 없다. 그녀를 통해 나의 1학년 시절은 열심으로 점철되어 있으니깐. 그리고 지금은 난 그 때의 나보다 한참 성숙했으니깐. 괜찮다. 아니, 오히려 좋다. 비록 요즘은 단비뉴스 때문에 가끔 그녀에게 화가 나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론 이렇게 생각한다.
제정임, 당신을 만나 참 다행이다.
이에 세저리뉴스는 세저리민의 작문실력과 창의력을 높이기 위한 특단의 조치로 "세저리뉴스 백일장"을 시작합니다. 주제는 자유, 분량도 자유입니다. 익명 기고도 가능합니다.
모든 기고자에게는
1)편집장이 한 방울 한 방울 심혈을 기울여 내린 핸드드립커피
2)김희진 대기자의 일대일 두성 교육
3)엄지원 대기자의 일대일 리액션 강의
가 부상으로 수여됩니다.
대상 수상자는 상장과 함께
1)봉샘과 함께 하는 저녁식사
2)제샘과 함께 하는 커피
3)권샘과 함께 하는 세븐나잇
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많은 응모 바랍니다.
+)다양한 논의 모두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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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밤
- B급감성
남들은 모른다. 내 속 마음을. 내 속이 얼마나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는지도. 그들은 전혀 상상도 못할 것이다. 매일 정신을 빼놓은 듯이 웃고 있는 내가, 사실은 타들어가는 외로움으로 매일 밤을 하얗게 지새운다는 것을 상상도 못할 것이다. 그렇다. 누가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만약 당신이 왜 그러냐고 물어본다면, 난 또 모래를 뱉어내듯이 대답할 것이다. “당신이 좋아서 그러지요”라고. 하지만 내 마음 속 깊숙이 자리 잡은 그녀에겐 정작 이 말을 할 수 없다. “뭘요? 내가 힘들어 보여요? 전혀 그렇지 않아요”라고 대답하겠지. 바보같이.
그녀를 처음 만난 것은 충청북도 제천. 피디가 되겠다고,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뒀다. 제주도란 섬이 아닌, 대륙에서 일을 하고 싶단 생각도 나의 제천행을 도왔다. 무릇 말은 태어나면 제주로 보내고, 사람은 한양으로 보내라고 했던가. 하여튼, 난 제천에 왔다.
그리고 그녀를 만났다. 똑부러진 목소리로, ‘옳고그름’에 대해서 얘기하는 작고 귀여운 그녀에게 반했다. 회사생활에 찌들어 ‘내가 기자인지, 아님 영업사원인지’도 잘 모르겠고, 긴 연애기간에 지쳐 ‘이것이 사랑인지 정인지’도 잘 모를 정도로 지쳐있던 나의 생활은 그녀로 인해 변하기 시작했다. 흐릿한 그레이 계열의 내 삶이 또렷한 색깔로 변해가기 시작했다. 모든 것이 명확하고, 분명했던 그녀의 어떠함이 자극제가 됐다.
결국, 난 또 매일 밤을 하얗게 보냈다. 그녀의 목소리를 마음껏 들을 수 있는 경제사회토론과 시사현안세미나 등의 수업은 또 다른 이유로 매일 밤을 하얗게 지새우도록 했다. 외로움으로 지새우던 밤이, 그녀로 인해 열정으로 불타올랐다. 한마디라도 멋있게 보이려는 나의 안쓰러운 몸짓이었다. 내 주변의 친구들은 ‘공부도 좋지만, 몸 생각도 하라며 하얀 밤의 종말을 고하라" 종용하기도 했다. 물론 난 그들을 보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미친놈들, 내 속도 모르면서.
나의 열심에 그녀는 내심 감동한 것처럼 보였다. “그래, 호근아. 니 말이 맞아. 요즘에 정말 열심히 공부하는 것 같구나. 다들 너에게 좀 배워야겠다”라는 말을 들으면, 난 순식간에 땅을 박차고 날아올라, 하늘을 날아다니는 것 같았다. 그렇게 그 시절을 살았다.
일 년이 지난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 때의 난 제법 행복했던 것 같다. 물론, 당신이 알고 있는 바처럼 나와 그녀의 관계가 뭔가 ‘스페셜(special)"해 진 것은 아니다. 아니, 그래선 안 되는 관계였다. 두 아이의 엄마, 이미 가정이 있는 그녀와 내가 남녀의 감정으로 만난 것은 아니였으니,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아쉬움은 없다. 그녀를 통해 나의 1학년 시절은 열심으로 점철되어 있으니깐. 그리고 지금은 난 그 때의 나보다 한참 성숙했으니깐. 괜찮다. 아니, 오히려 좋다. 비록 요즘은 단비뉴스 때문에 가끔 그녀에게 화가 나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론 이렇게 생각한다.
제정임, 당신을 만나 참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