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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저리 이야기
[뉴스] ‘세저리테크’로 놀러오세요
- 유선희
- 조회 : 2859
- 등록일 : 2013-04-07
지식의 홍수 속에서 즐겁게 혹은 버겁게 헤엄치고 있는 세저리 여러분, ‘세저리테크’로 놀러오세요. 책만 읽다가 머리까지 딱딱하게 경직될 것 같지 않나요? 소심한 일탈을 해보자고요.
2주마다 한 번씩 영화를 보려고 합니다. 영화관 못지않게 큰 프로젝터 화면과, 단비서재에 있는 포근한 의자들을 관람석 삼아 함께 영화 봐요. 영화보기에 이보다 더 좋은 환경도 없을 겁니다.
몇 몇 6기들과 어제 처음으로 단비서재에서 영화를 관람했습니다. 첫 작품은 <인사이드잡>! 연지언니, 소라언니, 수진언니, 채린, 성숙, 그리고 제가 관람객이었습니다. 연지언니가 준비해온 와인과 말린 파인애플, 소라언니가 챙겨온 ‘비루한’ 떡과 함께 영화를 관람했어요. 6기 반장 한빛이는 와인이 목적이냐 영화가 목적이냐를 집요하게 물었지만, 뭐 그게 중요하겠습니까? 다 즐기자고 하는 일인걸. 어찌됐든 연지언니는 어제 빗속을 뚫고 신발이 젖어가면서까지 와인을 들고 왔고, 성숙이는 따개가 없는 와인을 열겠다고 사투를 벌이는 등 우여곡절 끝에 저희는 도란도란 앉아 영화를 봤습니다.
<인사이드잡>은 제쌤이 지난번 경제사회 수업시간에 이야기했던 영화이기도 합니다. 기억하고 있다가 첫 작품으로 선택했습니다. 영화가 빠르게 전개됐음에도 불구하고, 수업시간에 배운 덕분인지 이해하기 수월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상황이 생생하게 다가오더라고요. 특히 당시 금융계를 주름잡던 이들과의 인터뷰를 ‘날 것’ 그대로 다룬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물론 많은 이들이 인터뷰를 거절했지만요. 영화를 감상한 후에 저희는 한국에도 이런 영화가 나와야 한다며 목청을 높였습니다. 궁금하지 않나요? 한국판 <인사이드잡>.
소라언니는 <인사이드잡>을 이미 봤다고 했으나, 영화를 보고는 “이렇게 재미있는 영화였느냐”며 호탕하게 웃었습니다. 함께 보니까 중간 중간에 서로 이야기 하고 웃기도 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한 덕분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영화보기 모임은 자유롭게 진행할 생각입니다. 보고 싶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오가는 그런 장(場)이 됐으면 좋겠어요. 멤버를 정한 것도 날짜를 정한 것도 장소를 정한 것도 아닙니다. 2주마다 한 번씩 영화를 보는 것은 확실하지만 날짜는 미정입니다. 스케줄에 따라서 목, 금, 토요일 중 하루가 될 것 같습니다. 장소 경우, 평일에는 단비서재에 사람들이 많을 수도 있으니 빈 강의실에서 볼 수도 있고요.
권쌤이 프로젝터로 영화보기를 허락해주셨다는 점도 참고로 말씀드립니다. 모임이름은 ‘세저리’와 ‘시네마테크’가 결합된 합성어입니다. ‘테크(thèque)’는 불어인데, 무엇인가를 담아 보관한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시네마테크는 영화가 보관되는 곳이란 뜻이고요. 봉쌤을 의식해서 고민 끝에 정해봤는데 어떨는지 모르겠습니다. (하하..)
2주 후에 볼 영화는 <링컨>입니다. 어디선가 링컨 일대기를 조명하면서 박근혜 대통령과 비교하는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링컨>의 다니엘 데이 루이스는 2013년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죠. 화제작이기도 하니 한 번쯤 챙겨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영화는 수진언니가 소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수진언니는 다음번에 와인과 치즈를 준비하겠다고 자원해 우리 마음을 설레게 했답니다. 와인이 목적인 분들 혹은 영화가 목적인 분들 모두 환영합니다. 머리를 말랑말랑하게 하고 싶다면, 심리적으로 여유를 느끼고 싶다면 모두 함께해요.